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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감독, 흥행, 수상 내역)

by cleaninfo 2025. 4. 14.

라라랜드 (감독, 흥행, 수상 내역)
라라랜드 (감독, 흥행, 수상 내역)

 

2016년 전 세계를 감성으로 물들였던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를 넘어 사랑, 꿈, 현실을 예술적으로 직조해 낸 명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력,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환상적인 연기,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음악이 어우러져 수많은 관객들의 인생 영화로 남았습니다. 저는 개봉 당시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의 심야 회차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았고, 엔딩 크레디트가 끝난 뒤에도 객석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별이 총총한 도시의 밤, 미아와 세바스찬이 서로를 향해 남긴 미소가 제 안에 길고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라라랜드의 탄생 배경과 연출 철학, 글로벌 흥행 과정, 그리고 화려한 수상 내역을 낱낱이 들여다보며, 이 작품이 왜 2025년인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는지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감독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부터 “음악과 영화는 궁극적으로 같은 박자를 공유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는 단편 Guy and Madeline on a Park Bench로 데뷔하면서부터 16mm 필름 특유의 거친 질감을 고집했습니다. 라라랜드에서도 이 아날로그적 질감을 현대적 색보정으로 다듬어, 1950년대 MGM 뮤지컬의 낭만과 2010년대 LA의 현실을 한 프레임 안에 공존시켰습니다. 오프닝 넘버 ‘Another Day of Sun’은 실제 110번 고속도로 램프를 봉쇄하고 6분 40초 롱테이크로 촬영됐습니다. 리허설만 3주, 폐쇄 허가 시간은 단 4시간이었습니다. 태양이 정남쪽으로 기울어 황금빛이 도로를 물들이는 단 30분의 매직아워를 잡기 위해, 셔젤 감독은 “모든 실수를 춤으로 덮어라”라고 배우와 댄서들에게 주문했습니다. 그 결과, 카메라가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며 도시 전경을 보여 주는 마지막 컷에서 관객은 현실의 답답함을 벗어나 ‘꿈의 도시’로 진입한 듯한 해방감을 맛보았습니다. 셔젤 감독은 위플래쉬로 증명한 ‘강박의 리듬’을 라라랜드에서는 ‘낭만의 리듬’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는 “꿈은 실패를 전제로 하지만, 음악은 실패마저 화음으로 만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그는 색채·조명·동선·악보를 한데 묶은 ‘비주얼 스코어’를 직접 작성했습니다. 예컨대 미아와 세바스찬이 그리피스 파크에서 춤출 때, 미아의 노란 드레스와 하늘의 보랏빛 구름이 보색 대비를 이루도록 촬영 시간과 렌즈 필터를 수십 번 바꾸며 테스트했습니다. 또한 하늘을 가득 채운 별빛은 CG가 아닌 초광각 렌즈와 조명 반사를 이용해 실내 세트에서 촬영한 뒤, 배경을 실제 밤하늘로 합성하는 복합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메이킹 필름을 보며 “환상이 아닌 현실에서 환상을 길어 올린다”는 셔젤 감독의 집념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관객이 스스로의 꿈을 떠올릴 수 있도록 ‘완벽한 미장센’이 아니라 ‘약간의 빈틈’을 의도적으로 남겼다고 말했습니다. 그 빈틈 속에서 관객은 자신의 서사를 덧칠했고, 영화는 개개인의 삶과 맞물려 더욱 빛났습니다.

흥행

라라랜드는 2016년 12월, 북미 5개 극장에서 제한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예매 시작 24시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됐고, 스크린당 평균 수익 17만 달러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같은 해 화제작이었던 문라이트의 두 배가 넘는 수치였습니다. 배급사는 즉시 전국 2,000개관 확대를 결정했고, 4주 만에 북미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전 세계 최종 박스오피스는 4억 4천만 달러로, 제작비 3,000만 달러의 14배에 달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뮤지컬 장르가 상대적으로 약세인 아시아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360만 명, 일본에서는 440만 명, 중국에서는 한·중 문화 교류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1,8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관객 반응은 세대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10대 관객은 “하이틴 뮤지컬보다 현실적이어서 더 설렜다”라고, 40대 관객은 “이별 이후에도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사랑이 위로가 됐다”라고 평했습니다. 저는 2017년 2월,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싱어롱 상영회’에 참여했습니다. 관객들은 상영 내내 ‘City of Stars’를 합창했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누군가 트럼펫으로 ‘Mia & Sebastian’s Theme’를 즉석 연주했습니다. SNS에는 형광봉을 들고 드레스를 차려입은 관람 인증샷이 쏟아졌고, ‘#라라랜드싱어롱’ 해시태그 게시물이 5만 건을 넘겼습니다. 영화 OST는 아이튠즈 44개국 1위를 차지했고, 국내 멜론 주간 차트에서도 3주 연속 1위를 유지했습니다. LA관광청은 2017년부터 ‘라라랜드 버스 투어’를 운영해 그리피스 천문대·허모사 비치 재즈바·리알토 극장을 연결했고, 저는 2024년 여행 때 그 버스를 타고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하며 “꿈을 좇는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장벽을 넘어, 좋은 서사와 음악이 있다면 국적을 초월해 사랑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수상내역

라라랜드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타이타닉, 이브의 모든 것과 함께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타이 기록을 세웠습니다. 실제 수상은 감독·여우주연·촬영·미술·음악·주제가 등 6관왕이었지만, ‘작품상 해프닝’으로 영화사는 물론 대중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가 잘못 전달된 봉투를 읽어 ‘라라랜드’를 작품상으로 호명했고, 제작자 조던 호로위츠가 “실수다, 진짜 수상작은 문라이트”라고 정정하며 트로피를 건네는 장면은 지금도 회자됩니다. 저는 생중계 화면 속 라이언 고슬링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던 모습을 보면서, 영화 속 재즈 즉흥 연주처럼 현실도 예측 불허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라라랜드의 수상 기록은 화려했습니다. 데이미언 셔젤은 32세 최연소 감독상 수상자가 되었고, 엠마 스톤은 미아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촬영상을 받은 리누스 샌드그렌은 “16mm 필름으로 찍은 별빛이 디지털보다 따뜻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음악상을 받은 저스틴 허위츠는 대학 시절부터 셔젤 감독과 룸메이트로 지내며 6년간 멜로디를 다듬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작품·감독·각본·여우주연·남우주연·음악·주제가까지 7관왕을 석권해 역대 최다 수상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영국 아카데미·미국비평가협회·뉴욕비평가협회 등 주요 어워드를 합치면 250개가 넘는 트로피를 수집했고, 이는 뮤지컬 장르 영화로는 전무후무한 성취였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수상 행진은 라라랜드를 단순한 ‘흥행작’이 아닌 ‘동시대 클래식’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정리하자면, ‘라라랜드’는 음악·미장센·연출·연기·메시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완성형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섬세한 시선,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호흡, 저스틴 허위츠의 선율은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플레이리스트와 기억 속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저는 해 질 무렵 창문을 열어 ‘City of Stars’를 틀 때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서로를 바라보던 그 눈빛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별이 총총한 밤 조명을 낮추고 라라랜드를 재생해 보시길 권합니다. 당신도 분명 꿈과 현실이 맞닿는 언덕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