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겨울, 저는 한 대학 앞 작은 극장에서 말아톤(줄거리, 리뷰, 감독) 을 처음 보았습니다. 자막이 올라갈 때 눈가가 뜨거워졌고, 집까지 뛰어가듯 걸으며 ‘나도 한 번 끝까지 달려보고 싶다’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날의 체온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줄거리
영화는 자폐 스펙트럼 청년 조원과 그의 어머니 경숙의 일상을 따라갑니다. 어린 시절 들판을 달릴 때에만 세상과 온전히 연결된 듯 보였던 조원은 초콜릿 과자 한 입으로 기분이 달라지고, 기차 소리를 들으면 두 팔을 벌리며 흥얼거렸습니다. 어머니는 조원의 기쁨을 지켜주려 밤낮없이 애썼습니다. 학교에서 조원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쓸쓸히 창밖을 바라볼 때, 경숙은 “괜찮아, 우리에겐 달리기가 있어”라고 속삭였습니다. 코치 정욱은 문제아 선수 취급을 받던 시절의 후회로 늦은 밤 술집을 전전했지만, 조원에게서 잃어버린 열정을 발견했고, 셋은 서로의 결핍을 메우며 조금씩 앞으로 내디뎠습니다. 주인공은 10 km도 버겁던 훈련을 넘어 하프코스를 완주했고, 마침내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습니다. 경숙은 레이스 도중 발에 물집이 터져도 “천천히 달려도 괜찮다”며 웃었지만, 조원은 자신만의 리듬으로 달리며 “초콜릿, 좋아!”를 외쳤습니다. 결승선 42.195 km를 통과한 뒤 그는 바닥에 누워 두 팔을 뒤로 뻗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극장엔 숨소리도 멎었습니다. “조원이 스스로를 증명했습니다”라고 외치던 경숙의 목소리가 제 심장까지 울렸습니다. 관객들은 서로 모른 척하던 이웃에게 박수를 보냈고, 저는 그런 공기를 들이마시며 말아톤(줄거리, 리뷰, 감독) 이 전하는 ‘멈추지 않는 사랑’의 의미를 곱씹었습니다. 조원의 질주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기쁨을 위한 것이었고, 어머니의 동행은 훈련이 아니라 인생 전체였습니다. 이처럼 줄거리 자체가 한 편의 긴 숨 고르기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뷰
저는 네 번째 관람 후에도 새로이 울었습니다. 무엇보다 음악이 장면마다 물처럼 흘러, 관객이 조원의 뒷모습과 함께 숨 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극중 조원이 비 오는 경기장에서 “난 뛰고 싶다”고 말하자, 새소리와 빗소리가 동시에 커졌습니다. 영화음악감독 조성우의 잔잔한 피아노 선율은 장대처럼 내리는 빗줄기를 세밀하게 감쌌습니다. 동시에 카메라는 조원의 달리기를 클로즈업보다 롱숏으로 보여 주어, 그의 작은 발걸음조차 광활한 초원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배우 조승우는 눈을 크게 뜨고도 초점을 맞추지 않는 시선 연기로, 세상과 단절된 듯하면서도 한 가닥 빛을 좇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김미숙 배우가 연기한 경숙은 헝클어진 머리를 아무렇지 않게 묶으며 “우리 아들, 오늘은 바람 같네”라고 말했습니다. 그 대사는 제가 부모님께 들은 어떤 격려보다 온기가 있었습니다. 관람 후 저는 동네 공원 트랙을 돌며 ‘내 몸과 마음에도 속도는 각자 다르다’는 교훈을 되새겼습니다. 이렇듯 말아톤(줄거리, 리뷰, 감독) 은 장애 서사를 눈물 버튼으로 소비하기보다, 인간 고유의 리듬과 욕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영화 내내 어머니가 보여 준 ‘먼저 다가가 기다려 주기’의 태도는, 속도를 강요받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치유 같았습니다. 스태프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 모델 배형진 씨 역시 “끝까지 뛰면 결국 웃게 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단순한 감동 실화가 아니라, ‘존재가 곧 서사’임을 입증한 예술로 평가했습니다.
감독
정윤철 감독은 2004년 대본 첫줄을 쓰면서 “장애를 불행으로만 비춰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휴먼 다큐멘터리를 탐독하며 캐릭터의 일상적 세부를 영화적 언어로 번역하는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촬영 전부터 조승우와 함께 서울숲을 달리며 캐릭터 호흡을 맞췄고, 실제 자폐 청년들이 즐겨 쓰는 어휘·행동 패턴을 관찰해 시나리오에 녹였습니다. 그는 편집실에서 컷 한 장면당 러닝타임을 0.1초 단위로 조절해, 달리는 장면마다 관객 심장박동이 자연스레 상승하도록 리듬을 설계했습니다. 또 그는 ‘어머니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동촬영’과 ‘조원의 시선으로 흔들리는 핸드헬드’ 두 가지 카메라 전략을 병치했습니다. 그 결과 관객은 때로는 보호자의 무게를, 때로는 아이의 자유를 동시에 체험했습니다. 정 감독은 시사회 Q&A에서 “끝까지 뛰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세상의 속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하기로 결심했고, 실제로 훈련 중 무릎이 아플 때마다 말아톤(줄거리, 리뷰, 감독) 의 크레딧 음악을 들으며 버텼습니다. 결국 완주 뒤 포디움은 없었지만, 트랙 위에서 제 호흡을 듣는 법을 배웠습니다. 감독이 의도한 ‘영화 너머의 실천’이 제 일상에 꽃처럼 피어난 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가끔 옛날 생각을 하곤합니다.
지금도 주말 새벽이면 공원에 나가 달립니다. 땀이 식을 때쯤 떠오르는 장면은, 풀코스를 마친 뒤 땅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조원의 미소입니다. 그 웃음이 제게는 “천천히라도 괜찮다”는 속삭임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말아톤(줄거리, 리뷰, 감독) 이 알려준 속도로 삶을 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