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오랜만에 동생과 소파에 기대 앉아 무심코 고른 작품이 바로 부라더 (감독, 흥행기록, 주인공 탐색)이었습니다. 형제 사이의 애증을 유쾌하게 녹여내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도 괜히 싸우지 말자”라며 서로를 툭툭 쳤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 드리겠습니다.
감독
장유정 감독님은 대학로 창작 뮤지컬계에서 비범한 내공을 다져 오셨습니다. 2004년 초연된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2,000회 넘게 올리며 “국내 창작 뮤지컬의 산증인”이란 수식어를 얻으셨지요. 이어 <형제는 용감했다>, <김종욱 찾기> 등 “형제와 사랑”을 다룬 무대에서 잔뼈가 굵어, 인물 간 감정선에 숨결을 불어넣는 솜씨가 탁월하다고 평가받습니다. 2010년 영화 <김종욱 찾기>로 스크린에 데뷔해 118만 관객을 동원했고, 2013년 <오늘의 연애> 각본 참여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 호흡을 확장하셨습니다. 뮤지컬적 리듬을 장면 전환에 자연스레 녹여내어 관객이 ‘넘버’를 듣는 듯한 경쾌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부라더 (감독, 흥행기록, 주인공 탐색)에서도 오롯이 살아 있습니다. 제가 관람했을 때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고향 묘 터를 파내려는 형제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회의 장면이었습니다. 장 감독님은 긴장과 폭소의 박자를 정확히 재단해, 비극이 코앞에 다다른 순간에도 허를 찌르는 유머로 관객을 구출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90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뮤지컬 무대의 밀도를 극장 스크린으로 옮기는 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또한 장 감독님은 ‘조상의 음덕’ 같은 한국적 소재를 해학으로 풀어내면서도, 인물의 속내를 섬세히 파고들어 서구권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확보하셨습니다. 실제로 토론토 한국영화제 시사회에서 현지 관객이 “동양의 제사 문화는 낯설지만, 형제라는 보편적 코드는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불러왔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연출의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 감독님은 촬영 3주 전까지 배우·스태프와 ‘합창 리딩’을 진행해 호흡을 맞추셨다는데, 이런 디테일 덕분에 대사 하나, 제스처 하나가 생생하게 살아났습니다. 정리하자면, 장유정 감독님은 무대에서 길러낸 리듬감과 인간미를 스크린 문법과 결합해, 익숙한 형제 서사를 새롭게 빚어 내셨습니다. 덕분에 관객인 저 역시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노래방에서 싸웠다 화해했던 추억이 떠오르며,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습니다.
흥행기록
2017년 11월 2일, 부라더 (감독, 흥행기록, 주인공 탐색)는 마블 블록버스터 <토르: 라그나로크>라는 대형 상대와 같은 주차에 개봉했습니다. 덕분에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하며 20만 관객으로 출발했지만, 두터운 코어 팬층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최종 78만 4,182명으로 상영을 마무리했습니다. 단순 수치만 보면 손익분기점 120만 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투자‧제작비를 30억 원대로 효율적으로 관리해 “적자 폭을 최소화한 똑똑한 배급”이라는 업계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입소문이 늦게 붙는 가족 코미디 특성상, 3주 차 이후 관객 감소율이 같은 급 한국 코미디 평균 대비 14% 낮아 “롱테일 흥행” 모범 사례로 소개되곤 합니다. IPTV와 OTT 플랫폼으로 시장이 재편된 2020년 이후에는 숨은 강자로 부상했습니다. SKB·KT 시즌·웨이브 합산 VOD 매출이 5주 연속 TOP10에 올라 “집콕 코미디” 수요를 충족했고, 해외 OTT에서는 영어·일본어·스페인어 자막 지원으로 신규 시청층을 넓혔습니다. 예컨대 저는 팬데믹 첫 해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친구에게 파일럿 링크를 보내줬는데, 그는 “형제 문화권이 달라도 ‘장례식장 소동’은 만국 공통 소재인지라 배꼽 잡고 봤다”라며 별점 4점을 주었습니다. SNS 분석 업체 버즈메트릭스에 따르면 개봉 5주 후 연관 키워드로 ‘가족’, ‘웃음’이 가장 높은 빈도를 기록했고, 긍정 감성 비중이 82%를 넘어 국내 코미디 영화 평균(69%)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이는 작품이 흥행 규모를 넘어 브랜드 파워를 지닌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입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지표는 2024년 재개봉 행사였습니다. 명동 예술극장에서 진행된 ‘감독+배우 코멘터리 GV’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7년 만에 관객과 재회한 순간에도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습니다. 저 역시 현장에 있었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옆자리 부부가 손을 꼭 잡고 “우리 형님께도 전화드려야겠다”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고, 이 영화가 세대를 잇는 공감의 징검다리가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주인공 탐색
형 석봉 역의 마동석 배우님은 특유의 견고한 체격과 자상한 눈빛을 모두 활용해, 겉으로는 묵직하지만 속으로는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가장(家長)을 구현했습니다. 반대로 동생 수봉을 맡은 이동휘 배우님은 “꿈 많지만 현실은 쓴맛”이라는 청춘의 딜레마를 능청스럽게 연기해 관객의 공감대를 넓혔지요. 두 배우는 사소한 말다툼조차 유쾌한 ‘티키타카’로 소화해, 극 초반부터 관객 웃음 버튼을 연달아 눌렀습니다. 여기에 조상님 영(靈)에 빙의되는 미스터리 인물 오록분 역의 이하늬 배우님이 합류해, 서사는 코믹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다층적 색감을 얻었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서로를 못마땅해하면서도 결국 하나로 엮이는 형제의 역설”이었습니다. 장례비, 집안 빚, 직업 고민 등 현실 문제로 충돌하던 두 사람은 선산(先山)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비로소 ‘나보다 우리’라는 가치를 깨닫습니다. 안동 하회마을 실제 촬영지에서 진행된 클라이맥스 신은 좁디좁은 묘터를 배경으로 삼았는데, 이 한정된 공간 덕에 배우들의 표정과 호흡이 관객에게 생생히 전해졌습니다. 특히 석봉이 “아버지가 우리한테 남긴 건 이 땅뿐이야!”라고 울부짖는 순간, 동생 수봉의 눈가가 덩달아 빨개지는 장면에서 저는 목이 콱 막혔습니다. 이처럼 영화 부라더 (감독, 흥행기록, 주인공 탐색)가 주는 메시지는 거창한 설교가 아닙니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자주 잊고 사는 ‘혈육의 끈’을 코믹하게, 그러나 진정성 있게 일깨워 주는 것이지요. 관람 후 저는 동생에게 “우리도 부모님 산소 자주 찾아뵙자” 하고 먼저 제안했습니다. 영화 한 편이 가족 생활습관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한 셈입니다.
마무리하자면, 압도적 박스오피스 성적은 아니었어도 감독의 노련한 연출, 계속 회자되는 흥행 기록, 무엇보다 진정성 넘치는 주인공 조합 덕분에 부라더 (감독, 흥행기록, 주인공 탐색)는 시간이 흘러도 다시 꺼내 보기 좋은 코미디라 생각합니다. 가끔 형제·자매와 서먹해질 때, 혹은 가족과 훈훈한 한 끼를 앞두고 있을 때 틀어 두시면 어떨까요? 영화를 보고 난 뒤 자연스레 “우리도 예전 이야기를 해 볼까?”라는 대화가 피어나, 관계를 살살 리모델링하는 계기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