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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

by cleaninfo 2025. 4. 23.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는 제가 딱 스무 살 새내기로 복학(?)했던 해에 개봉해 또래들의 허세와 허무를 두 손 모아 스크린에 올려놓았던 작품입니다. 친구들과 강의 시간 비워 두고 극장에 갔더니, 뒤풀이 자리를 방불케 하는 웃음소리로 객석이 출렁거렸습니다. 그날 이후 저희 셋은 셀카를 찍을 때마다 “우리도 치호·동우·경재 코스프레야!”라며 깔깔댔습니다. 그때 느꼈던 풋풋한 공기가 지금도 블로그 에디터 창 너머로 훅 전해집니다.

흥행기록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는 2015년 3월 25일 개봉 첫날 15만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이튿날인 금요일엔 16만 명, 주말엔 110만 명이 넘게 극장을 찾아 “이병헌 감독의 청춘 3인방”이라는 수식을 전국적으로 각인시켰지요. 최종 누적 관객은 3,044,134명, 매출은 약 235억 원으로 집계돼 2015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20위에 자리했습니다. 스크린 수가 926개였음을 감안하면 좌석 점유율 효율이 상당히 높았고, ‘킹스맨’ ‘위플래쉬’ 같은 외화 공세 속에서도 꿋꿋이 2주 연속 TOP3를 지켜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봉 2주 차 평일 조조로 다시 관람했는데, 객석의 70%가 대학생 커플이더군요. 팝콘 대신 분식 냄새가 풍겨 “스무 살엔 돈보다 끼니”라는 영화 메시지를 몸소 증명하는 듯했습니다. 영화관 밖 포스터 앞엔 “내 인생 청춘 박제 완료!”라며 인증샷을 찍는 관객 행렬이 길었고, SNS에선 당시 유행하던 해시태그 “#스무살_영화_인생그잡채”가 하루 만에 3만 건을 넘었습니다. 남성 캐릭터 중심의 15세 관람가 코미디라는 점에서 시장성이 불투명했지만, 실제 성별 관객 비율은 여성 58%로 역전을 이뤘고 이는 로맨틱코미디가 아닌 청춘물에서도 여성 관객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무엇보다 IPTV·OTT 1차 창구 매출이 빠르게 70억 원을 돌파해, 극장 이후 ‘롱테일’ 수익 모델의 가능성까지 열어주었습니다.

줄거리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의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막 스물이 된 세 친구의 365일”을 시퀀스 단위로 펼칩니다. 인기만 많은 백수 치호, 생활력 만렙 재수생 동우, 스펙 최강이지만 술만 마시면 폭주하는 대학생 경재—세 사람은 술자리, 아르바이트, 군대 걱정, 연애와 이별, 그리고 흔들리는 꿈 앞에서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터뜨립니다. 영화는 소위 ‘청춘 무용담’이 빠지기 쉬운 신파나 교훈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튕겨 나가는 게 청춘”이라는 메시지를 거침없는 대사와 찰진 애드리브로 전달했습니다. 제가 두 번째 관람 때 집중해 본 건 잔재미를 뿌려놓은 미장센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치호의 방에는 장발장 대신 ‘짱발짱’이란 해적판 소설이 꽂혀 있고, 경재가 면접 준비하던 노트 맨 앞장엔 “대기업이 날 붙잡아야지”라는 농담 반 진담 반 메모가 낙서처럼 적혀 있죠. 이 소품들은 “20대 초입의 허세”를 시각적으로 캐릭터에 달라붙게 만들어 줍니다. 후반부 ‘공사판 추격전’ 장면에선 세 친구가 동시에 넘어지며 구수한 찰과상 비명을 터뜨리는데, 관객석에 있던 저와 친구들 역시 “으악!” 하고 무릎을 감싸 쥐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막막해도 웃기고, 창피해도 달리는 게 스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다시 돌이켜보면, IMF도, 팬데믹도, 취업 한파도 아직 실감 못 했던 세대 특유의 낙천과 서툼이 작품 전체를 청량하게 감싸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관객평가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에 대한 관객 반응은 엇갈렸습니다만, “웃으면서도 뒷맛이 씁쓸하다”는 평가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씨네21 집계 관객 평점은 6.70점으로 무난했지만, 20대 관람객 평점은 7점 후반대, 30대 이후 관람객 평점은 6점 초반대로 세대별 느낌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제 경험을 더하자면, 1차 관람 때는 “나도 노트북 액정에 침 뱉고 싶다!”며 배꼽 잡고 웃었지만, 30대가 된 뒤 다시 보니 “저 허세도 언젠간 사라진다는 걸 왜 몰랐을까” 하는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커뮤니티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2015년 디시인사이드 영화 갤러리에는 “김우빈 캐릭터가 현실 고증 甲”이라는 찬사가 줄을 이었지만, 몇 달 뒤엔 “후반부 교훈이 급히 꿰맨 듯하다”는 지적 글이 베스트를 차지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여성 관객 리뷰였습니다. “여친 서브플롯이 빈약하다”는 불만과 “그래도 현실 남사친 묘사가 리얼하다”는 호평이 공존했지요. OTT 재개봉 시점엔 “보는 내내 서른 살이 분노했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는데, 20대 고객에 초점을 맞춘 유머가 30대 이상에게는 불편 요소가 되기도 했다는 방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물’이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는, 서툰 꿈·불안정한 로맨스·금융 문맹·친구와 경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한국식 20대”를 영리하게 호명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OTT 누적 조회수는 1,900만 회를 넘어섰고, “나 때는 스물 보고 입대했지”라는 밈이 꾸준히 SNS 타임라인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극장을 나온 날, 저는 친구들에게 “10년 뒤 우리도 저렇게 괄호 열고 ‘서른’ 찍을까?”라 농담했는데, 지금 보니 그 농담이 현실이 되어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처럼 스물(흥행기록, 줄거리, 관객평가)은 흥행 성적뿐 아니라 세대 감수성의 ‘지표’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만약 여러분이 “요즘 청춘물은 왜 예전 같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하신다면,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려보시길 권합니다. 영화는 여전히 시끄럽고, 우리는 여전히 서툴지만,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쯤엔 “다 지났는데 왜 아직도 설레지?”라는 묘한 기분이 가슴을 간질거릴 것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관람 때마다 다른 구간에서 웃음 포인트가 터지는 것이 ‘스물’의 후불제 매력입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도 그 즐거움이 전해지길 바라며, 다음 리뷰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