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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

by cleaninfo 2025. 4. 26.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

 

안녕하세요. 지난주 토요일 밤, 비 내린 뒤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친구와 함께 용산 CGV로 향했습니다. 관람 전에 극장 로비에서 한동안 포스터를 바라보다가, ‘곰 DNA, 형제, 휴먼 코미디’라는 문구가 묘하게 마음을 간질였지요. 그렇게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를 두 번째로 마주했는데, 재관람의 여운은 의외로 깊고 넓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의 생생한 관람 경험을 곁들여 작품 속 수치와 뒷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아보려 합니다.

흥행기록

코로나 이후 침체기를 겪던 국내 극장가에서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가 남긴 발자국은 작지만 분명했습니다. 2023년 3월 22일 개봉 당시 KOBIS 집계 기준 첫 주말 11만 6,000여 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에 진입했고, 최종 누적 관객은 31만 4,241명, 매출액은 28억 6,000만 원 선에 머물렀습니다. 손익분기점 97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예능 PD 출신 감독의 첫 장편 코미디’라는 화제성이 입소문을 타며 SNS 조회 수는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제 블로그 유입 로그를 살펴보니, 개봉 이후 한 달 동안 ‘웅남이 관객수’ 검색어 클릭이 180건이나 찍혀 있었습니다. 흥행 외연 확장은 해외 판권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개봉 직후 동남아 7개국·중남미 10개국·북미 전역에 선판매되어 추가 매출이 확보됐고, 감독은 한 예능 인터뷰에서 “아직 결승선은 멀다”고 농담 섞인 포부를 밝혔습니다. 흥미롭게도 넷플릭스 글로벌 서비스에 편입되자마자 태국·필리핀 코미디 차트 5위권에 오르며 ‘K-코믹 히어로’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저 역시 넷플릭스 재생 버튼을 누르며 “스크린에서 놓친 디테일을 집에서 포착해 보겠다”는 설렘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국내 성적만 놓고 ‘아쉬운 흥행’이라 단정하기엔, 이렇게 다층적인 수익 구조가 의외의 안정판 역할을 해주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흥행 곡선이 가파르진 않았어도 꾸준히 완만하게 이어진 덕분에 “익스텐디드 런”을 꿈꿀 만한 여지는 남아 있지 않았을까요? 돌이켜보면 저 또한 두 번째 관람이 그 완만한 곡선을 조금이나마 밀어 올린 셈이어서 뿌듯했습니다.

줄거리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해, 그러나 핵심 정서를 놓치지 않도록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는 ‘반달곰 DNA를 지닌 쌍둥이 형제’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문을 엽니다. 태어난 즉시 실험실로 끌려간 두 아이 중 형은 구출되어 ‘웅남’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얻고, 동생은 비밀 실험체로 남아 ‘웅북’이라는 그늘진 자아를 키웁니다. 서른을 목전에 둔 어느 날, 웅남은 길거리 소매치기를 잡으려다 곰처럼 민첩한 자신의 본능에 당황하게 되고, 뒤이어 수명 25년의 비밀까지 듣게 되며 자존감이 곤두박질칩니다. 2막에서는 마약 조직 ‘블랙베어’가 등장하며 형제 갈등이 본격화됩니다. 웅북이 조직의 ‘바이러스 폭탄’ 실험에 가담하자, 웅남은 친구 말봉·경찰 지수와 손잡고 형제를 구하러 나섭니다. 이때부터 액션·코미디·멜로가 다채롭게 얽히는데, 저는 특히 “살면서 남긴 냄새는 결국 내 편이 된다”는 웅남의 대사가 마음에 박혔습니다. 3막 클라이맥스에서는 광화문 한복판을 달리는 웅남과, 헬기에서 내려다보는 웅북의 대조가 극적인 서스펜스를 만듭니다. 제가 두 번째 관람 때 울컥했던 건, 웅남이 “25년짜리 삶이면 어때? 25년을 꽉 채웠으니 만족해!”라며 스스로를 토닥이는 장면이었습니다. 관객석 곳곳에서 훌쩍임이 퍼져 나갔고, 옆자리 친구도 모르게 제 손을 꼭 잡았더군요. 결말부의 CG 동물 대화 신은 여전히 어색했지만, 익살과 페이소스를 오가는 박자가 묘하게 맞아떨어져 흐름이 끊기진 않았습니다. 스토리 완성도 면에서는 허술하다는 평도 있으나, 저는 오히려 그 허술함이 ‘웹툰 한 회분을 툭 던지고 다음 회를 기다리는’ 듯한 가벼운 기대감을 남긴다고 느꼈습니다. 덕분에 재관람임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감독

박성광 감독은 예능 무대에서 쌓은 17년 내공을 은근히 자산화한 연출자입니다. 단편 <욕>(2011)에서 이별 후폭풍을 미니멀하게 담아냈고, <끈>(2020)에서는 단편임에도 스토킹 스릴러를 밀도 높게 그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장편 데뷔작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를 준비하며 그는 곰·형제·코미디·액션·판타지를 한 솥에 넣고 십 년 넘게 ‘묵힌 장’처럼 숙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시나리오가 완성된 뒤 배우 라인업이 3주 만에 확정됐다는 후문이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서 감독의 ‘인간 네트워크’보다 ‘대본의 설득력’을 보았습니다. 박 감독 특유의 ‘엉뚱 슬랩스틱’은 장·단이 뚜렷합니다. 한 장면에서는 인물 감정을 비극으로 끌어올리다가도, 갑자기 “내 코가 석 자” 식의 자학 개그로 눙칠 때가 있는데, 이 우당탕 리듬이 오히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호불호는 존재합니다. 제 영화 동호회에서도 “감독이 코미디와 드라마를 하나로 봉합하는 실력이 아직 과도기”라는 평이 있었고, 저 또한 차기작에서는 미장센·톤앤매너 정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던진 질문 ‘웃음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은 꽤 오래 가슴에 남습니다. 제게는 박 감독이 예능인에서 영화인으로 넘어온 것이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웃음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한 ‘종(種) 간 이동’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차기작에서 “웃다 울다 끝내 힐링”이라는 본인표 슬로건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의 스크린 체험과 한 번의 OTT 시청을 거듭하며, 저는 웅남이 (흥행기록, 줄거리, 감독)를 ‘완벽하지 않아 더욱 인간적인 영화’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흥행 성적표는 다소 초라했지만, 거기에 새겨진 실험 정신과 따뜻한 농담은 제 영화 다이어리에 분명한 색깔을 남겼습니다. 만약 아직 관람하지 않으셨다면, 늦은 밤 침대맡 스탠드를 켠 채 넷플릭스 재생 버튼을 살포시 눌러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관람이 끝난 뒤, 당신의 코끝에 남은 ‘곰 같은 냄새’를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그 냄새가 말해 줄 겁니다. “짧아도 좋으니, 내 삶을 꾹꾹 눌러 웃음으로 채우자”라고요. 감사합니다.